
경상남도 고성군은 약 1억 년 전 공룡들이 누볐던 대지 위에 살아 숨 쉬는 공룡 발자국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2천 년 전 번영했던 소가야의 흔적이 오늘날까지도 그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는 역사 깊은 곳입니다. 여기서는 오랜 세월을 품은 이야기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잊히지 않고 여전히 사람들의 삶 속에서 되살아납니다. 이번 <동네 한 바퀴> 298번째 여정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따뜻하게 맞닿은, 정겨운 고장의 숨결을 찾아 고성군을 둘러봅니다.
구절산의 신비한 풍경, 소원을 들어주는 흔들바위

고성의 3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히는 구절산은 이름 그대로 아홉 번 꺾여 떨어지는 웅장한 구절폭포로 유명합니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아침이면 폭포 주변은 한 폭의 동양화처럼 신비로운 풍경을 자랑하죠. 하지만 구절산에는 폭포 외에도 특별한 명물이 있습니다. 바로 '소원을 들어주는 흔들바위'입니다.
경남 고성, 구절산에서 소원을 들어주는 흔들바위를 만나보세요!

이 바위는 단 한 사람이 밀어도, 여러 사람이 밀어도 동일한 각도로만 흔들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에 서면 누구나 한 가지 소원을 빌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치 자신의 간절한 마음이 바위를 움직인다는 믿음을 주는 듯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떠오르는 목표나 간절한 바람이 있다면, 구절산의 흔들바위를 찾아 조용히 마음을 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깊은 산 속에서 느껴지는 자연의 기운과 어우러져 소원 하나쯤 꼭 이루어질 것만 같은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추억을 이어가는 전통 물레의 숨결

과거의 소중한 생활 도구였던 물레는 이제 점점 그 모습을 감춰가고 있지만, 고성군 대평마을에는 이 전통을 지켜내고 있는 국내 유일의 전통 물레 장인 이판철 씨가 있습니다. 18년 전, 고성농요의 무대 소품으로 사용하던 물레를 고치며 시작된 그의 물레 제작 이야기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선 애틋한 추억을 담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물레를 돌리던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잠들던 기억은 이판철 씨가 물레 제작에 더욱 열정을 쏟게 한 원동력입니다. 그는 단순히 과거의 물레를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개나 목탁, 서각 등을 접목한 현대적인 물레 작품을 선보이며 그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잊혀가는 전통을 지키는 그의 손길에서 우리는 어머니의 따스한 품과 그 시절의 정겨운 기억을 다시금 떠올리게 됩니다.
정성이 담긴 두호마을 제철 꾸러미와 빼떼기죽

고성군 두호마을에서는 지역 농민들이 한 해의 농사를 마친 뒤 손수 키운 제철 농산물로 꾸러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갓 수확한 겨울초, 시금치, 머위 등 신선한 채소와 함께 경상도의 향토 음식인 '빼떼기죽'을 포함한 정성 어린 꾸러미는 전국 각지로 배송됩니다.
제철 농산물 꾸러미 서비스와 빼떼기죽을 받아보세요!

빼떼기죽은 고구마를 얇게 썰어 말린 '빼떼기'에 찹쌀, 팥, 조를 넣어 푹 끓인 음식으로, 겨울철 추위를 녹이는 따뜻한 별미입니다. 이 죽 한 그릇에는 고구마의 담백한 맛과 조의 고소함, 팥의 은은한 단맛이 어우러져 누구나 어릴 적 한 번쯤 먹어본 듯한 정겨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호마을 어머님들은 자식들에게 보내는 마음으로 꾸러미를 준비하며, 이 음식을 통해 사람들에게 고향의 맛과 온기를 전달합니다. 꾸러미를 받아 든 소비자들은 단순히 먹거리를 넘어, 그 속에 담긴 진심과 손맛을 느끼며 고성을 떠올리곤 합니다.

과거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고성군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마음 한구석의 향수를 자극하는 따스한 공간입니다. 자연의 신비로움과 전통의 소중함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이곳은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에도 더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한국기행, 경남 사천 신수도, 죽방렴, 멸치회, 빼떼기죽
죽방렴과 고구마 - 한국기행, 경남 사천 신수도, 죽방렴, 멸치회, 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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