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숙취로 쓰린 속을 풀어내는 따뜻한 국물 한 그릇이 떠오른다. 그러나 꼭 술을 마신 다음 날이 아니더라도, 추운 계절이면 해장국 한 술로 시린 몸을 녹이는 그 맛이 그리워진다. 지역마다 독특한 재료와 방식으로 발달한 해장 음식을 만나보기 위해 전국 팔도를 돌아다녀 보았다. 차갑게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 최고의 해장 음식은 과연 무엇일까? 국물 한 그릇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평범하지만 특별한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자.
강원도 양양에는 해장국의 진수를 보여주는 특별한 음식이 있다. 바로 해녀 엄마의 손맛이 담긴 섭국과 물곰탕이다. 강원도 양양에서 50여 년간 물질을 해온 해녀 박복신 씨는 날마다 직접 잡은 신선한 해산물을 자녀들의 식당에 공급한다. 그녀의 정성과 물질 실력만큼이나 빼어난 음식 솜씨를 자녀들이 고스란히 이어받아, 현재 자녀들 모두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어머니에게 배운 전통 조리법으로 만들어지는 섭국과 물곰탕은 그들의 자랑이자 양양을 대표하는 해장 음식이다.
강원도 양양의 해장국의 진수 양양 섭국을 아래에서 확인하세요!
섭국은 강원도에서 자연산 홍합을 부르는 이름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이곳의 섭은 일반 홍합보다 알이 두세 배 더 크고,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어머니가 직접 잡아 온 섭으로 끓인 섭국은 예로부터 쌀이 부족하던 시절 밀가루를 넣어 끼니를 채우던 음식이었다. 오늘날에는 그 맛과 영양이 뛰어나 해장을 넘어 보양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깊고 진한 국물 속에 부드러운 섭의 맛이 어우러져, 한 숟가락만 먹어도 속이 시원하게 풀리는 느낌을 준다.
또한, 이맘때가 제철인 물곰탕도 해장에 제격이다. 곰치라고도 불리는 동해의 미거지는 독특한 생김새와 달리 담백하고 시원한 맛으로 유명하다. 미거지와 잘 익은 김치를 함께 넣고 끓이면 칼칼하면서도 개운한 물곰탕이 완성된다. 특히 겨울철,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먹는 물곰탕 한 그릇은 추위로 얼어붙은 몸을 녹여주는 최고의 음식이다. 강원도의 바다 내음이 가득 담긴 이 특별한 해장 음식은 오랜 세월 양양 사람들의 삶과 함께해 왔다.
특별한 해장 음식 물곰탕을 아래에서 확인하세요!
섭국과 물곰탕은 단순히 해장국을 넘어 강원도의 자연과 전통을 그대로 담아낸 음식이다. 특히, 박복신 씨와 같은 해녀들의 정성과 노력이 깃들어 있어 그 맛은 더욱 특별하다. 해녀의 삶이 녹아든 국물 한 그릇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선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강원도의 청정 바다에서 직접 채취한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진 이 해장 음식은 바다와 사람, 그리고 세월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추운 계절, 바다 내음이 그리울 때 강원도 양양을 찾아보자. 해녀 엄마의 섭국과 물곰탕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을 뜨겁게 녹이며, 자연과 사람이 빚어낸 맛의 이야기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계절, 당신의 해장을 책임질 음식으로 강원도의 특별한 해장국을 추천한다. 따뜻한 국물 한 그릇에 담긴 정성과 맛, 그리고 이야기를 통해 일상의 피로를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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