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다가오면 유독 마음 한구석이 뭉클해지는 풍경이 있습니다. 어릴 적 기억 속에서나 볼 수 있던 장면들,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며 웃음꽃을 피우던 그 모습 말입니다. 복을 빚는 손길, 액운을 막으려는 마음, 그리고 정겨운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설날의 풍경은 이제 현대인의 바쁜 일상 속에서 점점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선조들의 전통을 지키며 설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2025년, 푸른 뱀의 해가 시작된 지금, 옛 정취를 간직한 마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줄 기억 속 풍경을 만나보는 특별한 여행이 될 것입니다.
종가에서 맞는 설날, 경북 칠곡 매원마을
경북 칠곡에 자리한 매원마을은 광주 이씨의 집성촌으로, 4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종가 문화를 지켜온 유서 깊은 곳입니다. 과거 영남 3대 반촌 중 하나로 꼽히던 이곳은 단순한 마을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설날이 가까워지면 마을 전체가 분주해지는데, 그 시작은 바로 청소입니다.
매원마을에서의 고택체험... 경험해 보세요!!!
종가에서는 명절 준비가 한 달 전부터 시작됩니다. 복이 들어오는 문 앞을 깨끗이 청소하고 사당을 정리하며 선조에 대한 예를 다합니다. 특히 매원마을의 종가에서는 설날에 올릴 제사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도 독특합니다. 과거에는 1년에 제사가 무려 24번이나 있었을 정도로 선조에 대한 예를 중시했는데, 그 전통은 지금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박하지만 정성이 깃든 설음식
대개 종가의 음식을 떠올리면 화려하고 풍족한 상차림을 연상하기 쉽지만, 칠곡 매원마을의 설음식은 의외로 소박합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무피만두와 피편이 있습니다. 무피만두는 말 그대로 무와 두부를 익혀 만든 만두로, 일반적인 만두처럼 피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피편은 각종 껍질과 족발 등을 푹 고아 만든 편육 같은 음식으로, 대단한 재료는 아니지만 정성과 시간이 들어간 특별한 요리입니다.
이 음식들은 모두 어려운 시절에도 조상들에 대한 예를 다하기 위해 고안된 것들입니다. 값비싼 재료가 아니라도 정성과 마음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종가의 지혜가 담겨 있는 셈입니다.
명절날 아침이 되면 온 가족이 모여 조심스럽게 상을 차리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조상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후에는 음복을 나누며 가족 간의 정을 나누는 훈훈한 시간이 이어집니다. 이 모든 과정은 단순한 의례가 아니라 가족의 끈끈한 유대감을 확인하고, 전통을 이어가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잊혀져가는 풍경 속으로 떠나보자
설날 풍경은 단순히 과거의 추억만은 아닙니다. 그 속에는 가족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사랑과 배려, 그리고 전통에 대한 예우가 담겨 있습니다. 비록 바쁜 현대사회 속에서 이러한 풍경이 점점 보기 어려워지고 있지만, 여전히 종가에서는 그 기억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만약 이번 설에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경북 칠곡의 매원마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옛 선조들의 지혜와 정성, 그리고 가족의 따뜻한 사랑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풍경 속에서 마음의 여유와 따뜻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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