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만 원으로 지은 감각적인 컨테이너 하우스, 홍천에서 만나다
강원도 홍천, 이곳에 건축비 4천만 원으로 지어진 특별한 집이 있다.
첫눈에 봐도 일반적인 주택과는 확연히 다른 이 집은 마치 벽이 없는 듯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 비밀은 바로 삼면을 감싸고 있는 폴딩도어!
자유롭게 열고 닫을 수 있는 폴딩도어 덕분에 실내와 실외의 경계가 흐려지며, 자연과 하나 되는 듯한 개방감을 극대화한다.
그렇다면 이런 대담한 건축을 시도한 사람은 누구일까?
이 집의 주인공은 바로 아내이자 설계자 이민경 씨와 그녀의 설계대로 시공을 완성한 남편 선상석 씨다.
부부는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인연이 있다.
민경 씨는 전시 디자이너였고, 상석 씨는 설계와 시공을 담당했다.
오랜 시간 협업을 해온 두 사람이지만, 이번에는 자신들의 ‘집’을 함께 짓는 도전이 시작됐다.
폐컨테이너에서 재활용 하우스로
부부의 집 짓기는 한 자동차 전시회가 끝나고 남은 폐컨테이너를 활용하면서 시작되었다.
공사 환경이 녹록지 않았지만, 이들은 공장에서 컨테이너 내부를 실용적으로 개조한 후 땅으로 이동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덕분에 저예산으로도 남다른 개성을 담은 집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건축비를 절약했다고 해서 허술한 집이 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들은 실용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공간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었다.
새 집이지만 빈티지한 감성이 느껴지는 것은 곳곳에 배치된 손때 묻은 가구와 소품 덕분이다.
버려질 뻔한 전시용 수납장은 투명한 장식장으로 재탄생했고, 공사장에서 사용된 공구함은 세련된 아일랜드 조리대로 변신했다.
심지어 전기레인지조차 친구로부터 기증받아 마련했다.
공간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부부의 감각
쓸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재활용하는 것이 이 집의 원칙!
부부는 아이들을 위해 거실 한쪽에 작은 아지트를 만들었다.
전시장에서 사용하고 남은 커튼을 달아 공간을 분리하고, 담양에서 구입한 대나무를 활용해 아늑한 가벽을 세웠다.
덕분에 아이들에게는 따로 숨을 수 있는 비밀 공간이 생겼고, 거실의 분위기에도 색다른 재미가 더해졌다.
이들의 창의력은 2층에서도 빛을 발한다.
계단을 오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노란색 가벽.
이 가벽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밀어서 열면 따뜻한 침실이 등장하고, 창밖으로는 5성급 호텔 부럽지 않은 아름다운 뷰가 펼쳐진다.
도시에서는 실현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마음껏 적용한 부부의 집.
단순히 예산을 아끼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지속 가능하면서도 감각적인 주거 공간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이들의 실험은 더욱 의미가 크다.
4천만 원으로 지어진 이 특별한 컨테이너 하우스.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니라, 부부의 철학과 디자인 감각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다.
<건축탐구 집>에서 그 특별한 이야기를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