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목구조의 비밀, 고층 건축을 가능하게 하다
최근 세계적으로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저탄소’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증했고, 이로 인한 기후 변화가 전례 없는 자연재해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건축업계에서도 친환경적인 대안이 요구되고 있는데, 그 해결책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목조 건축’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과연 나무로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목조 건축은 단층이나 2~3층 규모의 전원주택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고층 목조 건축이 현실화되면서, 목재가 단순한 건축 자재가 아닌 미래 건축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10층 이상의 목조 건물이 등장했고, 우리나라 역시 지난 10여 년간 고층 목조 건축에 대한 연구와 시공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 최초의 고층 목조 건물, 국립산림과학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고층 목조 건축물 시대를 연 곳은 국립산림과학원이다.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이곳의 종합연구동은 국내 최초의 고층 목조 건축물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사무실 건물이다.
이 건물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건축물의 60%가 목재로 구성되었다는 점이며, 특히 그중 절반 이상이 국내산 낙엽송과 소나무로 지어졌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 건물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보다 안전할까?
목조 건축물은 불에 약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사실 잘 설계된 목조 건축은 화재에 강한 구조를 가질 수 있다.
나무는 표면이 탄화되면서 내부로 열이 전달되는 속도를 늦추는 성질이 있어, 일정한 두께 이상의 구조재를 사용하면 오히려 철근이 고온에서 변형되는 것보다 더 안정적일 수 있다.
또한, 목재가 가진 탄력성과 내구성 덕분에 지진에도 강한 특징을 지닌다.
공동 주택도 가능하다! 중목구조의 확장성
한편, 경북 영주에 위치한 ‘한그린 목조관’은 국내 최초로 중목구조를 적용한 공동 주택이다.

전통적으로 목조 건축은 개인 주택 위주로 설계되어 왔기 때문에 공동 주택에서는 층간 소음 문제가 큰 난관이었다.
그러나 한그린 목조관은 집성판(CLT, Cross Laminated Timber)이라는 공학 목재를 활용하여 이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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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T는 여러 겹의 목재를 직각으로 겹쳐 접착한 자재로, 일반 목재보다 강도가 높고 소음 차단 효과도 뛰어나다.
즉, 중목구조를 활용하면 공동 주택뿐만 아니라 고층 건축물까지도 충분히 지을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이 확보된 셈이다.
미래 건축의 대안, 중목구조의 가치
그렇다면 중목구조가 철근 콘크리트 건축과 비교했을 때 가지는 강점은 무엇일까?

첫째, 친환경적이다.
목재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건축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반면, 철근 콘크리트 건물은 생산 과정에서 대량의 탄소를 배출한다.
둘째, 공사 기간이 짧다.
중목구조는 공장에서 정밀하게 가공된 부재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시공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셋째, 내구성과 안정성이 뛰어나다.
과거에는 목조 건축이 약하다는 편견이 있었지만, 중목구조는 강한 내진성과 내화성을 갖춘 설계가 가능해졌다.
넷째, 건축 디자인의 유연성이 크다.
목재는 철근 콘크리트보다 가볍고 가공이 용이해, 곡선형 건축물이나 개방감이 큰 구조물을 짓기에 유리하다.
‘목조 건축 = 단층 주택’이라는 편견을 깨다
KBS의 건축 다큐멘터리 〈건축탐구 집〉에서는 ‘중목구조 주택을 지어야 할 다섯 가지 이유’ 편을 통해 사람들이 가진 목조 건축에 대한 편견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그 가치를 조명했다.

많은 이들이 “나무로 지은 집은 약하다”, “불이 나면 다 타버린다”, “고층 건물은 불가능하다” 등의 오해를 가지고 있지만, 중목구조가 가진 건축적 강점과 미래 가능성을 알게 된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이제 목조 건축은 더 이상 한적한 시골에 자리한 작은 전원주택의 전유물이 아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건축, 그리고 고층 건물까지 확장될 수 있는 새로운 건축 방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기후 변화 시대, 건축의 미래는 친환경과 지속 가능성에 달려 있다.
철근 콘크리트보다 탄소 배출이 적고, 친환경적이며, 내구성과 안전성까지 확보된 중목구조 건축이야말로 다가올 세대가 선택해야 할 건축 방식이 아닐까?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더 많은 고층 목조 건물이 세워질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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