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도 천안.
예부터 ‘하늘 아래 살기 편안한 땅’이라 불리는 이곳은 자연과 사람을 따뜻하게 품는 넉넉한 품으로, 오랜 시간 삶의 속도를 조절해 주는 고장으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봄기운이 스며드는 계절, <동네 한 바퀴> 315번째 여정은 천안에서 삶의 맛과 향이 진하게 밴 이야기를 찾아 나섭니다.
바로 성환이화시장, 그리고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막창 순대의 깊은 맛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100년의 전통을 품은 오일장, 성환이화시장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에 자리한 성환이화시장은 1914년 개설된 이후로 100년이 넘도록 지역 상인들과 주민들의 삶을 이어주는 공간입니다.
매월 1일과 6일, 단 10일만 장이 서는 오일장이지만 그 하루하루는 지역 사람들에게 너무도 귀한 ‘생활의 날’이 됩니다.
시장 곳곳엔 직접 재배한 농산물, 손으로 빚은 반찬, 그리고 오래된 솥에서 피워낸 국물의 향까지…
이 모든 것들이 모여 진짜 ‘시장’다운 생동감을 품고 있죠.
하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곳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성환 순대타운’. 이곳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순대를 먹으러 성환에 간다”는 말이 있을 만큼
숨은 미식 명소로 손꼽힙니다.
손맛으로 이어온 순대 이야기 – 김세수 씨와 박정호 씨 부부
성환 순대타운 중심에 자리 잡은, 막창 순대 한 그릇을 위해 하루를 통째로 쏟는 부부가 있습니다.
김세수 씨(72)와 박정호 씨(68), 이 부부는 단순히 순대를 파는 장사꾼이 아니라 세상 어디에도 없는 ‘우리 집 순대’를 만드는 장인이죠.
이들의 순대는 좀 특별합니다.
성환이화시장의 막창 순대를 확인하세요!!!
일반적인 돼지 창자가 아닌 막창을 사용하는데, 막창은 손질이 까다롭고 소를 넣는 과정도 만만치 않아
이른 새벽부터 손이 쉴 틈 없이 바빠집니다.
하지만 김세수 씨는 말합니다.
“편한 길 택하면 맛이 안 나요.
먹는 사람 생각하면, 쉽게는 못 해요.”
직접 만든 순대 소를 한 땀 한 땀 막창에 넣고, 하루 종일 불 앞에 서서 진국의 육수를 끓여냅니다.
그 과정만 무려 12시간.
육수는 국밥의 생명이기 때문에, 절대 타협이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곳의 순대국밥은 한 숟갈만 떠도 속이 든든해지고, 국물 끝에서 전해지는 깊은 맛이 참 오래도록 입에 남습니다.
가족의 의지로 지켜낸 한 그릇 – 아들 김지용 씨의 선택
이 부부의 순대가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데에는 또 하나의 조용한 힘이 있습니다.
바로 이들의 아들, 김지용 씨(41)입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지용 씨는 어느 날 부모님의 고단한 뒷모습을 보며 결심합니다.
“어머니가 평생 바쳐온 순대, 누군가는 지켜야 한다.”
그렇게 그는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성환이화시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순대 소도 직접 만들고, 손님과 소통도 도맡아 하는 든든한 가족의 일원이 되었죠.
지용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가족이 함께 만든 순대니까, 더 진심을 담게 돼요.
그리고 손님들이 ‘또 오고 싶다’는 말 한마디면… 힘이 나죠.”
그가 지켜낸 것은 단지 부모님의 순대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시간과 정성, 그리고 가족의 땀이었습니다.
천안의 순대를 다시 쓰다 – 막창 순대의 매력
보통 순대 하면 돼지 창자에 당면, 채소, 선지 등을 넣은 익숙한 맛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성환의 막창 순대는 쫀득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 그리고 묵직하게 내려앉는 국물 맛까지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국밥 한 그릇엔 순대만이 아니라, 삶을 지탱해 온 뚝심, 정성, 그리고 가족애가 녹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집의 순대국밥은 누군가의 추억이 되고, 또 누군가에겐 힘든 하루를 버틸 수 있게 하는 위로가 됩니다.
이제부터 천안 하면, 성환 순대
천안엔 많은 명물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명물은,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사람들과 그들의 삶을 담은 음식 아닐까요?
김세수 씨 부부, 그리고 아들 김지용 씨의 손끝에서 태어난 막창 순대는 그냥 배를 채우는 한 끼가 아니라,
천안이라는 고장이 가진 온기와 정성의 결정체입니다.
다음번 천안을 찾는다면, 성환이화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세요.
그리고 말없이 한 그릇을 내어주는 순대국밥 앞에서, 천안이라는 도시의 진짜 속살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그냥 순대 아니고유~ 막창 순대여유~
한번 맛보면 또 오게 돼 있슈.”
그들의 말처럼, 천안의 봄은 그렇게 뚝배기 속에서 피어납니다.
동네 한 바퀴 천안 꼬마호두 서용필 명인 백 년 가게 선정 꼬마호두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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