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햇살이 이글거리는 베트남 남부의 한 농장.
이곳에서 요즘 사람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 특별한 열대 과일이 있다.
바로 사람 팔뚝만 한 크기를 자랑하는 ‘거대 바나나’.
최근 SNS를 통해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보기만 해도 탄성을 자아내는 이 초대형 바나나는 단순한 이색 과일이 아니다.
맛과 향, 당도까지 갖춘 진짜 실력파 과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거대 바나나는 베트남 현지에서는 ‘타이초 바나나’라고 불리며, 크기와 맛 덕분에 고급 과일로 분류된다.
일반 바나나보다 훨씬 굵고 길어, 성인의 팔뚝을 닮았다는 이유로 ‘팔뚝 바나나’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한 송이의 무게만 10kg을 넘기는 이 바나나는, 수확과 운반 과정 모두가 결코 쉽지 않다.

우리는 거대 바나나 수확이 한창이라는 베트남 꺼우께(Cau Ke) 지역의 한 농장을 찾았다.
끝없이 펼쳐진 10,000㎡ 규모의 바나나 농장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정글 같았다.
하지만 일반 바나나 농장과는 달리, 이 거대 바나나는 한 그루에 단 한 송이의 열매만을 맺는다.
때문에 작업자들은 농장을 수 킬로미터씩 걸어 다니며, 나무와 잎 사이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체감 온도 35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 태양은 따갑게 내리쬐고, 습도 높은 공기는 숨을 턱 막히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농장의 수확 작업은 결코 느슨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한 송이, 한 송이 발견될 때마다 작업자들의 눈빛은 반짝인다.
거대한 바나나를 자르는 순간, 나무는 고개를 숙이고, 몇 번의 칼질 끝에 열매가 땅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다. 10kg이 넘는 바나나 송이를 손으로 들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다시 수확장으로 운반하는 과정은 체력 싸움 그 자체다.
작업자들의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은 마치 장대비처럼 쏟아지고, 옷은 금세 흠뻑 젖는다.
“쉬운 일이 아니죠.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많아야 100kg 정도 수확할 수 있어요.
그래도 거대 바나나는 희소성이 있어서 열심히 찾게 돼요.”
수확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현지 노동자 응우옌 타인 씨의 말에는 자부심이 묻어난다.
그는 5년째 이 농장에서 일하며, 처음엔 너무 무거워 허리를 다치기도 했지만 이제는 바나나만 봐도 품질을 구별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렇게 어렵게 수확한 거대 바나나는 주로 익혀 먹거나, 바나나칩으로 가공된다.
일반 바나나보다 당도가 높아 찜 요리나 바나나 튀김에 적합하며,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현지에서는 바나나를 삶아 먹는 것이 일상적인 문화이기도 하다.
바나나 껍질을 벗긴 후, 찜통에 넣고 30분 이상 찌면 특유의 단맛과 고소함이 살아나며,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할 만큼 포만감이 크다.
최근에는 이러한 거대 바나나의 매력에 세계 여러 나라의 수입업체들도 주목하고 있다.

일본, 한국, 대만 등지로의 수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지에서는 가공품 생산도 한창이다.
바나나칩, 바나나 잼, 바나나 퓨레 등 다양한 제품들이 만들어지며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거대 바나나는 병충해에 강하고, 농약 사용이 적어 비교적 친환경적인 작물로도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의 하루는 녹록지 않다.
거대한 열매 하나를 얻기 위해 그들은 더운 날씨, 넓은 농장, 무거운 짐과 싸워야 한다.
그렇기에 이 바나나는 단순한 과일이 아니다. 땀과 노력,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낸 ‘노동의 결실’이며, 그 안에는 열대 지역 농업의 현실과 가능성이 함께 담겨 있다.
팔뚝만 한 크기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거대 바나나.
그 이면에는 수확의 땀방울과 자연에 대한 경외, 그리고 삶을 지탱하려는 이들의 고군분투가 숨어 있다.
단 한 입 베어 물면 터지는 달콤한 과육 속에서, 우리는 그 모든 이야기를 함께 맛보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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