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수천 년의 시간이 빚어낸 거대한 보물창고입니다. 산과 들, 그리고 바다가 내어주는 소중한 자원을 귀히 여기며 대대로 이어온 우리의 전통 농어업. 이는 단순한 생업을 넘어, 선조들의 지혜와 삶의 방식이 고스란히 담긴 소중한 유산입니다. 근대화와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많은 것이 변하고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전통 농어업은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지역과 마을을 살리는 원동력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고맙게도 자리를 지키며 소중한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손에서 손으로 이어지고, 고집스럽게 지켜온 전통 농어업은 단순히 과거의 흔적이 아닙니다. 자연이 품은 선물로 빚어낸 맛과 지혜의 유산을 통해 우리는 선조들의 삶의 지혜와 깊은 감각을 다시금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제, 그 특별한 이야기를 따라가 보세요.
■ ‘독살’을 아시나요? –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남쪽 끝 흘곶마을, 바닷물이 빠지고 갯벌이 드러나면 물속에 숨어있던 돌담이 모습을 드러낸다. 꽃게며 광어 망둑어 등 온갖 고기들을 가두어 놓은 이 돌담의 정체는 바로 독살! 해안에 돌을 쌓아 밀물이 되면 파도와 함께 고기가 들어왔다가 썰물이 되어 바닷물이 빠지면서 돌담에 남는 고기를 잡는 전통적인 방식이 독살어업이다. 이 마을에만 10여 개의 독살이 있었다는데 시화방조제가 생기면서 사라졌다가 10년 전 다시 복원했다고 한다.
독살체험을 할수 있는 대부도흘곶어촌체험마을에 방문해 보세요!
주소 : 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남로 618
영업시간 : 매일 06:00~18:00(예약 시 전화문의 필수)
전화 : 032-891-3116, 010-3794-5-0585
어촌마을 체험(4가지) : 갯벌체험/포도농장체험/독살체험/오토캠핑장
소달구지 한가득 물고기와 해산물을 실어 나를 만큼 넉넉했던 갯벌은 여전히 흘곶마을 사람들에게 고마운 곳간이다. 꽃게를 쪄서 소금에 담가놓고 먹었던 소금꽃게찜과 안 좋아하는 사람 없이 모두 즐긴다는 말린망둑어구이와 말린망둑어찜.
옛이야기와 함께 향수를 자극하는 음식을 먹으니 배 타고 시집왔던 이야기부터 배 타고 학교에 갔던 이야기까지 술술 나온다. 바닷가 사람들만 안다는 나문재무침과 바다잡채라고 불리는 설묵바지락무침까지 금세 그들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독살 덕분에 그리웠던 옛 맛을 되찾은 흘곶마을의 맛있는 이야기를 듣는다.
■ 가장 따뜻한 꽃이 피었습니다 - 산청 목화의 추억 –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찬바람을 견디며 몽실몽실 하얗게 피어난 세상 가장 따듯한 꽃,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꽃말처럼 오랫동안 우리네 삶을 포근하게 안아준 주인공, 목화다. 고려말 문익점 선생이 목화씨를 가져와 처음 심은 경남 산청은 오래전부터 목화를 재배하며 살아온 곳. 점점 사라져 가는 토종 목화를 보존하기 위해 목화밭을 일구고, 솜을 틀어 실을 잣고 무명베를 짜며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산청 사람들에게 목화는 삶의 모든 것이고, 자부심이다.
산청 목면시배유지에서 목화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세요!
주소 : 경남 산청군 단성면 목화로 887
전화 : 055-970-6441
영업시간 : 연중무휴
꽃이 지고 열매를 맺은 다음, 다시 솜 꽃이 피는 목화는 귀한 먹거리를 내어주기도 했다. 목화 열매인 다래는 아이들에겐 잊을 수 없는 달콤한 간식이었고, 목화씨는 기름을 짜고 목화꽃도 요긴한 식재료. 찹쌀 반죽에 올려 구운 고운 목화꽃전과 은은한 향기 가득한 목화꽃차는 딸을 위해 솜을 틀어 이불을 만들어 주던 어머니의 마음처럼 따뜻한 추억을 품은 음식이다.
목화솜을 따고 나면 밤새 물레를 돌려 실을 잣고, 베틀에 앉아 무명베를 짜는 날이면 늙은 호박에 말린 고구마빼때기로 뭉근하게 범벅을 끓여 허기를 달래곤 했다.
보릿가루를 도넛 모양으로 반죽해 불에 구워 만드는 보리개떡장에 담긴 웃지 못할 추억까지, 옛 기억과 경험을 배우며 살아가는 목화 시배지 마을 사람들의 어제와 오늘이 오롯이 담긴 밥상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