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혼자 먹으면 무슨 맛인가?" 함께 차린 겨울 밥상 몸도 마음도 시린 겨울, 함께 차린 밥상으로 모닥불 같은 온기를 전합니다.
공동체 문화가 점점 사라져 가는 현대사회. 이제는 가족끼리도 한 식탁에 둘러앉아 정겹게 밥 한 끼를 나누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혼자 먹는 밥, 일명 '혼밥'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레 우리의 일상에 자리 잡은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개인주의가 극심해진 지금에도 함께 모여 온기를 나누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추운 겨울을 함께 이겨내기 위해 김장 김치를 담그고, 전통 방식으로 조청을 만드는 마을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가진 끈끈한 유대감은 단순한 협력을 넘어, 서로를 향한 깊은 정으로 이어집니다. 이번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공동체의 따뜻함을 담은 월동 준비와 그들이 함께 나누는 특별한 겨울 밥상을 들여다봅니다.
우리 마을 김장하는 날! - 전라남도 장성군 서삼면
눈 덮인 장성의 아름다운 편백숲. 이곳에는 부모님의 뒤를 이어 숲을 가꾸고 있는 형제, 김진환(39세) 씨와 김주엽(34세) 씨가 있습니다. 형제는 할아버지가 조성한 편백숲을 지키며, 어머니가 일생을 바쳐 운영해 온 마을 식당을 이어가고자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고향으로의 귀향 후 어느덧 10년, 이들의 노력 덕분에 식당과 편백숲은 마을의 자랑거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성공은 혼자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편백숲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을 사람들이 이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 덕분입니다. 이번에도 마을 주민들은 2천 포기의 김장을 위해 식당에 모였습니다.
아래의 백련동 편백농원에서 편백나무숲을 체험하세요!
눈 덮인 밭에서 갓 뽑아낸 2천 포기의 배추를 씻고, 절이고, 양념을 버무리는 일은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서도 하루 이틀로 끝날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누구도 힘들다 불평하지 않습니다. 주방장인 김주엽 씨는 늘 마을 농가와 계약해, 판매하기 어려운 못난이 채소를 모두 사들여 식당에서 사용합니다. 덕분에 주민들은 농작물을 팔아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식당의 음식은 건강하고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집니다. 이러한 마음 씀씀이가 주민들에게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마을 사람들은 김장날이면 주엽 씨의 식당을 자기 일처럼 돕습니다.
주엽 씨 역시 도움을 받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는 새참으로 돼지고기 수육을 준비하는데, 특별히 흑미를 넣어 빛깔을 내고, 편백 향을 더해 특별함을 살립니다. 정성껏 준비한 새참은 고된 노동 속에서도 큰 활력이 됩니다. 김장을 마무리하려면 땅속에 김치를 묻는 일까지 해야 하지만, 함께 웃고 떠들며 일하는 마을 사람들의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가득합니다.
아래 백련동 편백농원에서 묵은지의 시원함을 체험하세요!
마지막으로 김장을 마친 주민들을 위해 주엽 씨는 특별한 요리를 준비합니다. 식당의 인기 반찬인 묵은지를 꺼내 청국장과 찌개를 끓이고, 귀한 음식인 조기찜을 올립니다. 여기에 편백나무로 만든 찜기에 제철 채소를 쪄내면 은은한 나무 향을 머금은 편백 찜이 완성됩니다. 이 모든 음식은 정성과 온기가 가득 담긴 한 상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제공됩니다. 이렇게 차려진 밥상 앞에서 사람들은 한겨울의 고단함도 잊고 웃음꽃을 피웁니다.
편백숲이 감싸는 아늑한 마을에서,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누는 기쁨을 통해 공동체의 가치를 되새기게 되는 시간. 사람과 자연, 그리고 음식이 어우러져 빚어낸 따뜻한 겨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한국인의 밥상 충북 제천 곰바위 마을, 무 조청, 칡 조청, 쌀 조청
한국인의 밥상 전통 방식으로 조청을 만드는 충북 제천 곰바위 마을, 무 조청, 칡 조청, 쌀 조청
몸과 마음을 시리게 하는 겨울, 함께 나눈 밥상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온기는 그 어떤 난로보다 따뜻합니다. 공동체 문화가 희미해진 오늘날, 가족과 함께 둘러앉아 식탁을 나누는 풍경조차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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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삭은 김장김치 - 한국인의 밥상, 경북 영덕, 날생선 김장김치, 삭힌 깻잎김치
곰삭은 김장김치 - 한국인의 밥상, 경북 영덕, 날생선 김장김치, 삭힌 깻잎김치 / 유금농산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계절이 오면, 문득 떠오르는 음식들이 있다. 오랜 시간 발효와 숙성을 거치며 깊어진 맛, 마음까지 따뜻하게 녹이는 곰삭은 음식들이다. 특히 겨울의 상징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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