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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마포나루 새우젓 골목에서 마포 돼지갈비 골목으로, 마포 대포집 숯불갈비, 갈매기살, 돼지껍데기, 돼지갈비의 성지

재빠른 달팽이 2025. 3. 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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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한국인의밥상
한강-한국인의밥상

태백산과 금강산에서 시작된 맑은 물줄기가 북한강과 남한강을 따라 흘러 내려와 서울을 가로지른다.

그렇게 서해까지 500여 킬로미터를 달리는 한강. 한강은 단순한 강이 아니다.

조선 시대에는 한양으로 들어오는 모든 물자가 이곳을 통해 오갔고, 근대에 들어서도 산업과 상업의 중심지로 기능하며 수많은 이들의 삶과 이야기를 품어왔다.

한강-한국인의밥상
한강-한국인의밥상

강이 흐르는 동안 시대도 변하고, 사람들의 생활도 달라졌다.

배가 오가던 뱃길은 다리가 놓이면서 사라졌고, 포구와 나루터도 기억 속 한 장면이 되어 갔다.

하지만 강변 곳곳에는 여전히 과거의 흔적이 남아 있고, 한강이 품었던 삶과 음식의 이야기도 깊이 배어 있다.

그중에서도 마포 나루는 오랜 시간 한강과 함께해 온 대표적인 공간이다.

 

마포 나루, 새우젓 골목에서 돼지갈비 골목으로

 

 

 

 

육로가 제대로 발달하기 전, 한강은 물자와 사람이 오가던 중요한 뱃길이었다.

강을 따라 나루터들이 형성되었고, 마포 나루는 그중에서도 가장 번화한 곳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배들이 들어오고, 이곳을 통해 온갖 물건들이 서울로 공급되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소금과 새우젓이 많았다.

마포-한국인의밥상
마포-한국인의밥상

"그때 한강에는 배들이 빼곡했어요. 전국에서 온 배들이 물건을 가득 싣고 드나들었죠."

평생 배를 만들어 온 손낙기(96세) 장인은 과거 한강의 모습을 또렷이 기억한다.

배알미 마을에서 나고 자라며 배를 만드는 일을 해온 그는, 1950~60년대 한강이 얼마나 활기찼는지를 생생하게 전한다.

마포 나루는 한때 서울에서 가장 큰 새우젓 시장이 있었다.

강경, 광천, 태안 등지에서 생산된 새우젓이 한강을 따라 들어오고, 마포 나루를 통해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자연스럽게 새우젓을 파는 가게들이 하나둘 늘어났고, '새우젓 골목'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마포대교-한국인의밥상
마포대교-한국인의밥상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골목의 풍경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1970년, 마포대교가 놓이면서 배를 이용한 물류 이동이 급격히 줄었고, 새우젓 시장도 점점 쇠락했다.

돼지구이-한국인의밥상
돼지고깃집 - 한국인의밥상

그 자리에는 뜻밖의 변화가 찾아왔다. 바로 돼지고깃집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마포에는 옛날부터 목재소랑 철공소가 많았어요.

그 일꾼들이 일 끝나고 허기진 배를 채우려면 기름지고 든든한 음식이 필요했죠. 그때 딱 맞아떨어진 게 돼지고기였어요."

60년 넘게 마포에서 돼지고깃집을 운영해 온 문승필(86세) 씨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마포 나루 주변에 노동자들이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값싸고 푸짐한 돼지고기를 파는 가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돼지고깃집-한국인의밥상
돼지고깃집 - 한국인의밥상

술을 곁들이기 좋은 안주가 필요했고, 양념을 한 돼지갈비가 특히 인기를 끌었다.

이곳에서는 돼지갈비를 특별한 양념에 재운 후 숯불이나 연탄불에 구워냈다.

양념이 불에 닿아 타면서 달큰하고 고소한 향이 퍼졌고, 그 맛은 삽시간에 소문이 났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마포 돼지갈비’다.

"예전에는 대포집이라고 했어요.

큰 대(大), 바가지 포(匏), 말 그대로 바가지로 술을 퍼주던 곳이죠.

일 끝난 사람들이 모여 돼지고기에 소주 한잔 걸치며 하루를 마무리하던 골목이었어요."

마포의 돼지갈비가 유명해지면서, 새우젓 골목은 점차 돼지고깃집 골목으로 변해갔다.

숯불갈비, 갈매기살, 돼지껍데기까지 다양한 돼지고기 요리를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들어섰고, 마포는 곧 돼지갈비의 성지가 되었다.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들

마포 나루의 풍경은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골목에는 60년 넘게 이어져 온 노포들이 남아 있다.

불향 가득한 돼지갈비를 씹으며 한강을 바라보면, 과거 이곳에서 삶을 꾸려가던 사람들의 모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한강-한국인의밥상
한강-한국인의밥상

강이 흐르는 동안 시대도 변하고, 사람들의 생활도 달라졌지만, 한강이 품고 있는 이야기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마포 돼지갈비 한 점에 스며든 지난 시간의 흔적을 곱씹어 보며, 오늘도 우리는 한강을 따라 흐르는 맛과 역사를 기억한다.

 

 한국인의 밥상~ 뚝도시장의 연탄불 장어구이 국말이떡 갈비

 

한국인의 밥상~ 뚝도시장의 연탄불 장어 구이 국말이떡 갈비

태백산과 금강산에서 시작된 맑은 물줄기는 산과 들을 지나 남한강과 북한강으로 흐르고, 마침내 한강이라는 큰 강이 된다. 그렇게 서울을 가로질러 서해까지 500여 킬로미터를 달리는 한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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