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습니다.
무엇이든 '달인'의 경지에 이르기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땀의 시간이 필요하죠.
어느새 손끝에 배어든 기술, 눈빛에서 묻어나는 장인의 집중력, 그리고 묵묵히 제 길을 걷는 끈기.
이 모든 것이 모여 하나의 ‘명품’을 만들어냅니다.
누군가는 생계를 위해, 또 누군가는 자신의 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 오늘도 새벽부터 시장 골목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들이 흘린 땀방울은 단순한 노동의 결과물이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을 품은 맛과 향으로 승화되죠.
바로 ‘인생의 달인’들입니다.
이번에 우리가 찾은 곳은, 경기도 안양의 중심에 자리한 안양중앙시장.
오랜 전통과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다른 시장과는 조금 다릅니다.
특별한 이유요?
이곳엔 각 분야에서 수십 년 내공을 쌓은 ‘맛의 달인’들이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시장의 별명으로 불리는, ‘맛 어벤져스’를 만나러 길을 나섰습니다.
먼저, 단연 눈에 띄는 건 수제 어묵의 달인입니다.
▶ 안양중앙시장 수제 어묵 명인의 어묵을 확인하세요!
무려 43년 경력, 오직 어묵 하나만을 위해 평생을 바친 그의 손놀림은 그야말로 예술.
기계 하나 없이 모든 공정을 손으로 해내는 모습은 마치 어묵 한 줄기에 삶을 담아내는 듯합니다.
탱글탱글한 식감과 감칠맛이 일품인 수제 어묵은 아이들 간식은 물론이고 어른들 술안주로도 인기가 대단하죠.
이어 등장한 건 대왕 누룽지의 달인.
지름이 30cm에 달하는 황금빛 누룽지를 꺼내드는 순간, 그 모습이 마치 가을 밤하늘을 밝히는 보름달을 연상케 합니다.
전통 가마솥에서 정성으로 눌러 만든 누룽지는 고소한 향과 바삭한 식감, 그리고 입안 가득 퍼지는 구수한 맛이 매력.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어린 시절 할머니 댁 부엌에서 밥 긁어먹던 기억이 문득 떠오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개할 달인은 바로 칼국수의 달인.
면을 뽑는 속도가 말 그대로 ‘달인’급입니다.
순식간에 반죽을 밀고, 썰고, 끓여내는 모습에 입이 떡 벌어질 정도죠.
하지만 무엇보다 감동적인 건, 그 면발에 담긴 정성입니다.
하루하루 정해진 양만을 만들고, 재료 하나하나를 엄선하는 그의 고집 덕분에 국물은 깊고, 면은 쫄깃한 진짜 칼국수의 맛이 살아납니다.
▶ 안양중앙시장의 칼국수의 달인을 만나 보세요!
요즘처럼 모든 게 빠르고 간편해진 세상에서 이렇게 느릿하지만 정직한 한 그릇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이번 여정엔 여행 작가 정태겸 씨가 함께했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진짜 맛집’을 찾아다닌 그의 감각은 누구보다 날카롭죠.
그런 그가 직접 인정한 안양중앙시장의 달인들, 그 음식의 깊이는 단순한 맛을 넘어선 인생의 깊이였습니다.
달인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음식은 단순한 시장 먹거리가 아닙니다.
그건 바로 한 사람의 인생, 하루하루를 쌓아올린 정성,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의 온기’가 담긴 명품입니다.
혹시 요즘 입맛도 없고, 삶이 무미건조하게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안양중앙시장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어쩌면 잊고 지냈던 진짜 맛, 진짜 사람, 그리고 우리네 정겨운 이야기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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