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 따라 봄이 드는 날, 곳간이 열린다
바닷바람에도 봄이 실려왔다.
겨울의 칼날 같던 파도가 물러가고, 대신 따스한 볕과 함께 향긋한 봄 내음이 바다와 땅을 가득 채운다.
이맘때쯤이면 뭍의 밭도, 바다의 그물도 바빠진다.
자연이 제철을 알려주는 때.
어부의 곳간엔 갓 건져 올린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하고, 어머니의 부엌 곳간에는 봄 들녘에서 건네받은 푸성귀와 산나물이 쌓여간다.
허전했던 마음 한켠이 어느새 차오른다. 이 봄, 자연이 차려낸 푸짐한 밥상을 함께 열어보자.
바다의 힘, 울돌목과 봄 숭어
전남 해남,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이 펼쳐졌던 울돌목.
거센 물살로 유명한 이곳은 매년 5월이면 또 다른 전투가 펼쳐진다.
‘보리 이삭이 팰 무렵 잡힌다’ 해서 ‘보리숭어’라 불리는 숭어를 건져 올리기 위한 싸움이다.
뛰어난 뜰채 솜씨로 소문난 박양호 씨는, 이 시기를 1년 내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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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가 남해에서 서해로 올라가는 길목, 울돌목은 그 길을 막고 서서 봄 숭어를 잡아들이는 자연의 장치가 된다.
눈앞에서 빠르게 휘몰아치는 물살을 가르고 힘차게 튀어 오르는 숭어는, 그 자체로 봄이 선물하는 자연의 역동성을 보여준다.
숭어는 회로 먹어도 좋고, 초장에 무친 회무침, 바삭하게 부쳐낸 전으로도 맛이 깊다.
특히 기름장에 무쳐낸 숭어 껍질 무침은 이맘때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별미 중의 별미.
▶ 이맘때 맛볼 수 있는 별미 '숭어 껍질 무침'을 확인하세요!
고소하면서도 쫀득한 그 식감은 어른들의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봄에만 허락된 진미, 울돌목 숭어는 미식가들 사이에서 이미 입소문을 탔다.
여수의 봄, 갑오징어와 선상횟집
반면, 봄의 여수는 또 다른 바다의 선물을 안고 있다.
바로 살이 통통하게 오른 ‘갑오징어’다.
여수 가막만에서 평생을 어부로 살아온 정동석 씨.
올해 일흔네 살, 이제는 조금씩 몸이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늘 아내 순임 씨가 함께한다.
3년 전부터 뱃일을 함께하기 시작했다는 순임 씨는 “이제 나도 어부 다 됐다”고 웃는다.
여수 가막만은 예로부터 황금어장이라 불렸고, 봄이면 갑오징어가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몰려든다.
그만큼 살도 올랐고 맛도 절정이다.
던지는 족족 다양한 해산물이 올라오고, 특히 갑오징어가 올라올 때면 순임 씨의 얼굴엔 웃음이 절로 번진다.
귀한 몸값에도 불구하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줄을 선다.
그들이 잡아 올린 해산물은 바다 위에서 바로 회로 변신한다.
이름하여 ‘선상횟집’.
아들 내외가 도와 회를 뜨고, 손님은 흔들리는 바다 위에서 여수 앞바다를 바라보며 싱싱한 해산물을 맛본다.
갓 잡아 올린 갑오징어 한 점.
탱글탱글한 식감에 쫄깃한 맛, 입안 가득 퍼지는 바다 향.
그야말로 봄을 통째로 삼키는 느낌이다.
지금, 당신의 봄도 열렸습니까?
어부의 곳간이 열리는 계절.
자연이 가장 솔직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건네는 선물이다.
봄 숭어와 갑오징어처럼 지금 아니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제철은 기다림 끝에 오는 기쁨이다. 겨울을 견뎌낸 자만이 만날 수 있는 계절의 미각.
텅 빈 속을 채워주고,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봄맛이 이곳에 있다.
자연이 연 곳간, 그 속의 봄을 이제 당신도 꺼내어 맛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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