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충장로를 걷다 보면, 낯익은 프랜차이즈 간판들 사이로 유난히 오래된 한옥 형태의 작은 식당이 눈에 들어옵니다.
화려한 인테리어도, 줄이 늘어선 입구도 아니지만, 점심시간이면 속속 사람들이 들어서는 그곳.
인원이 늘수록 가격은 내려가는, 충장로 백반집
바로 광주 시민들에게 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백반집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겨운 밥냄새와 함께 “어서 오세요~” 하는 다정한 인사가 먼저 반겨줍니다.
자리 잡고 앉기 무섭게 상 위에 놓이는 반찬의 수에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고등어 조림, 콩나물무침, 두부부침, 계란찜, 묵무침, 오징어채볶음, 갓김치까지.
어느새 20가지가 넘는 밑반찬이 빼곡히 차려집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가격입니다.
요즘 세상에 이 푸짐한 한 상이 단돈 몇 천 원?
게다가 인원이 많아질수록 1인당 가격이 내려가는 구조라니, 이게 가능한 일일까요?
비밀은 단순합니다.
이 집은 ‘한 사람에게 대접하듯, 여러 사람은 식구처럼’ 대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오면 제대로 상을 차려내지만, 여러 명이 함께 오면 조금씩 양을 조절하면서도 음식 종류는 유지합니다.
♣ 인원이 많을수록 저렴한 가격으로 20가지 반찬의 백반을 경험하세요!
이 집의 사장님은 “같이 나누는 밥상은 본래 덜어먹는 법이에요. 한솥밥 개념이죠.”라며 웃음을 지어 보입니다.
그 말처럼, 이곳에서는 모르는 사람과 상을 같이 써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반찬을 서로 권하고, 덜어 먹으며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죠.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연결고리가 됩니다.
이 백반집이 충장로에 자리한 지도 벌써 수십 년.
어릴 적 아버지 손에 이끌려 왔던 이들이 이제는 부모가 되어 아이의 손을 잡고 다시 찾습니다.
단골손님 중에는 먼 타지에서 출장 올 때마다 일부러 들르는 이도 적지 않다고 하네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 집 밥은 ‘그리운 맛’이기 때문입니다.
광주라는 도시는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그 안에는 오랜 시간과 정성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충장로 백반집 같은 사람 냄새나는 공간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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