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배기는 참으로 묘한 매력을 지닌 그릇이다. 단순한 그릇이지만 뜨겁게 끓어오르며 오랜 시간 따뜻함을 머금고, 그 속에 담긴 음식으로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뚝배기. 특히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이면 뚝배기 요리가 그리워진다. 뚝배기 속 보글보글 끓는 찌개나 국밥 한 그릇에는 그 시절 우리 부모님이 가족을 위해 쏟은 정성과 사랑이 담겨 있다. 어머니가 아끼던 투박한 뚝배기에는 긴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오늘날 뚝배기에는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으며, 한 가족의 온기를 전하는 매개체로써 여전히 소중히 자리 잡고 있다.
충청남도 천안에서 도예가로 활동하는 최진선(42세) 씨의 뚝배기는 바로 이 추억의 향기와 어머니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되었다. 그녀의 뚝배기는 전통의 가치를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새로운 멋을 담고 있다. 도예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최 씨는 “뚝배기를 만들 때마다 어머니 생각이 난다”고 말한다. 그녀의 어머니는 종갓집의 맏며느리로, 일 년에 제사만 해도 무려 14번을 치르며 가족과 손님을 맞아야 했다. 늘 부엌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음식을 장만했지만, 정작 본인은 대충 서서 먹고 치우기 일쑤였다. 어린 시절 진선 씨는 늘 부엌에서 고생하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며 어머니에게도 제대로 된 밥상을 차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품었다.
최진선 도예가의 아토배기 작품을 만나보세요!!!
주소 :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영산홍 2길 67 102호
전화 : 1899-4294(041-592-2114)
그녀는 시간이 흘러 도예가가 되었고, 어머니의 그리움과 애정을 담아 뚝배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진선 씨의 뚝배기는 전통적인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손잡이가 달린 편수 그릇, 프라이팬 형태, 심지어 약탕기를 닮은 달임 주전자까지, 다양한 모양의 뚝배기들은 모두 그녀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들이다. 어머니의 부엌에서 시작된 뚝배기 제작의 길은 어느새 그녀의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녀는 “어머니가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예쁜 그릇에 음식을 담아 대접받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한다. 전통 뚝배기에 그녀만의 감각과 실용성을 더해 오븐에 사용할 수 있는 뚝배기도 개발했으며, 이는 많은 사람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진선 씨의 뚝배기를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또 한 사람이 있다. 바로 그녀의 시어머니다. 남편이 도자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시어머니 역시, 하루에도 수십 명의 직원들을 위한 식사를 챙기느라 부엌에서 허리 한 번 제대로 펼 새가 없다. 시어머니의 삶 또한 평생 남을 먹이고 보살피며 부엌에서 고단하게 보냈다. 그래서 진선 씨는 어머니뿐 아니라 시어머니에게도 자신이 만든 뚝배기에 담긴 음식으로 정성을 다해 대접하고자 했다. 두 어머니에게 뚝배기 한 상을 차려내는 일은 그녀에게 큰 기쁨이 되었다. 진선 씨는 이 시간이야말로 자신의 뚝배기에 담긴 마음과 정성을 가장 진심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순간이라고 여긴다.
어린 시절 진선 씨는 종갓집의 맏딸로서 고사리손으로 어머니의 일을 돕곤 했다. 어머니는 그녀에게 “자기 먹을 밥은 스스로 지어야 한다”며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밥을 짓는 법을 가르쳐주셨다. 그때 배운 어머니의 음식 솜씨는 그녀의 뚝배기 제작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알기 때문에 뚝배기의 크기와 깊이, 형태 등을 고려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뚝배기를 제작하게 된 것이다.
진선 씨는 어머니에게 배운 음식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두 어머니를 위한 요리를 만든다. 그런 딸의 모습을 바라보며 어머니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만든 뚝배기 한 상을 맛본다. 부엌에서 허리 한 번 제대로 펴지 못하며 가족을 위해 끊임없이 헌신했던 두 어머니를 위한 작지만 깊은 위로, 그것이 그녀가 차린 뚝배기 한 상이다. 한평생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희생한 어머니들에게 전하는 이 한 상은 최진선 씨가 그들에게 드리는 따뜻한 감사의 표현이다.
최 씨가 만든 뚝배기 속 음식에는 단순히 먹을거리를 넘어선 사랑과 존경의 마음이 담겨 있다. 뚝배기를 빚어내는 과정에서부터 음식을 담아내기까지, 모든 순간이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감사의 표현이다. 뚝배기는 어머니와의 추억을 담아내고, 그 속에 그녀의 온 마음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깊고 진한 어머니의 손맛, 그리움이 담긴 뚝배기 - 한국인의 밥상, 성환순대 두번째집
깊고 진한 어머니의 손맛, 그리움이 담긴 뚝배기 - 한국인의 밥상, 성환장, 성환순대 두번째집,
뚝배기 속엔 따뜻한 밥과 국이 아닌, 어머니의 사랑과 지난 세월의 애환이 깊게 녹아있다. 뜨겁게 달구어진 뚝배기가 테이블에 놓이면, 그 뜨거운 온기를 가득 담아 온 집안에 퍼뜨리는 듯한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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