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 그리고 바다를 품은 충청남도 보령.
사계절 내내 다채로운 자연을 뽐내지만, 특히 겨울과 봄 사이 보령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오늘 <동네 한 바퀴>는 309번째 여정을 떠나, 보령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중한 삶을 들여다본다.
▶ 겨울철 한정 굴 까기 아르바이트, 학성리 ‘굴 할머니들’
이른 아침, 보령의 한 바닷가 마을 학성리.
찬 바닷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겨울철, 동네 할머니들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삼삼오오 모여 있다.
굴 할머니들의 신선한 굴을 확인하세요!!!
손에 든 것은 다름 아닌 신선한 굴.
이곳에선 겨울마다 할머니들이 모여 굴을 까는 작업을 한다.
보령의 대표적인 겨울 별미가 바로 굴이기에, 굴 까기 작업은 바닷가 마을의 중요한 생계수단이자, 어르신들에게는 꽤 짭짤한 수입원이 된다.
보통 숙련자가 아니면 엄두도 내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손놀림이 필요한 작업.
수십 년 동안 손끝 감각으로 굴을 까온 할머니들의 손길은 그야말로 예술이다.
매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바닷가 할머니들에게 든든한 효자가 되어주는 굴.
번 돈을 어디에 쓰실 거냐 물으면, "손주들 용돈 주고, 맛있는 것도 사 먹고 그래야지~"라며 소녀 같은 미소를 짓는다.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가족을 위한 마음이 깃든 일이기에 힘든 줄도 모른다는 할머니들.
굴 까기 작업장에는 이렇게 겨울 바닷바람보다 더 따뜻한 정이 가득하다.
▶ 억척녀 신옥수 사장의 굴 한 상, 그리고 꿀 같은 인생 이야기
보령에서 굴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다. 바로 천북굴단지다.
이곳에는 90여 개의 가게가 모여 겨울철이면 제철을 맞은 굴을 손님상에 내놓는다.
그중에서도 신선한 반양식 굴을 사용해 남다른 맛을 자랑하는 한 가게가 있다.
억척녀 신옥수 사장의 굴 식당에서의 굴 요리 한 상을 확인하세요!!!
그 주인공은 신옥수 사장.
스물일곱, 결혼과 함께 시집을 따라 천북으로 오게 된 그녀.
처음 와본 바닷가 마을, 낯선 환경 속에서 유일한 길은 시어머니가 운영하는 굴 식당을 돕는 것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그녀에게 식당일은 쉽지 않았다.
특히 시어머니의 꾸지람은 하루에도 몇 번씩 들려왔다. 손에 익지 않은 일들을 해내느라 몸도 마음도 고되던 시절, 남몰래 흘린 눈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천북 굴 단지의 정성 가득한 굴 요리를 확인하세요!!!
그러나 시간은 흘러갔다. 옥수 씨는 어느새 베테랑이 되어 굴 손질부터 요리까지 누구보다 능숙하게 해내는 사람이 되었다.
그렇게 시어머니의 일을 돕던 옥수 씨는 이제 직접 가게를 운영하며 손님들에게 정성 가득한 굴 요리를 내놓는다.
하지만 그녀의 삶에 또 다른 변화가 찾아왔다. 연세가 많아진 시어머니가 얼마 전 치매 초기 진단을 받으면서부터다.
예전엔 엄격한 시어머니였지만, 지금은 보호가 필요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한때는 부담스럽게만 느껴졌던 시어머니가, 이제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었다.
"예전에는 힘들게만 느껴졌는데, 이제는 어머니가 내 엄마 같아요." 옥수 씨는 그렇게 시어머니를 돌보며 또 한 번 인생의 깊이를 더해간다.
한때는 시어머니 밑에서 배우며 서툴게 시작했던 굴 식당.
하지만 지금은 그녀가 보령의 굴 맛을 책임지는 든든한 사장님이 되었다. 그리고 그 곁에는 가족을 위해 묵묵히 살아온 한 여인의 삶이 녹아 있다.
보령의 바다는 늘 같은 자리에서 변함없이 넘실거리지만, 그 바다를 삶의 터전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매해 새로운 감동을 전한다.
오늘도 천북굴단지에서, 그리고 학성리 굴 까기 작업장에서, 사람 사는 냄새와 따뜻한 정이 넘쳐난다.
겨울을 맞아 보령을 찾는다면, 이들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굴 한 상을 맛보는 건 어떨까?
따뜻한 밥 한술에 담긴 겨울 바다의 향기, 그리고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사람들의 정성이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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