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 아침, 서울 외곽의 한 평범한 산업단지 골목이 유난히 북적입니다.
바람이 부드럽게 불고, 햇살은 따사로운데, 주차장에는 이미 차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습니다.
아직 출근 시간도 지나지 않은 이른 시각.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줄지어 들어오는 차량들, 손에는 작은 메모지를 꼭 쥔 사람들.
표정은 진지하지만, 기대감이 가득 담긴 눈빛이 곳곳에 엿보입니다.
알고 보니, 오늘은 일명 ‘도심 속 보물창고’가 열리는 날.
서울 근교에서 매주 정기적으로 열리는 중고물품 경매장이 문을 여는 아침입니다.
이곳에서는 다 씌인 골프백부터, 반짝이는 공기청정기, 성능 좋은 전자레인지, 상태가 멀쩡한 자전거, 심지어 세탁기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 도심 속 보물창고 중고물품 경매장을 확인하세요!!!
한눈에 보기엔 다소 무질서해 보일 수도 있지만, 경매가 시작되면 분위기는 180도 달라집니다.
참가자들은 숨을 죽인 채 손을 들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진행자의 목소리는 점점 더 열기를 띠어갑니다.
“자, 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박영걸 씨(67)가 힘차게 외칩니다.
이 도심 속 경매장을 직접 운영하는 주인공입니다.
10년 전, 해외 벼룩시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소박한 거리 경매에서 영감을 받은 그는, 퇴직 후 우리나라에도 이 문화를 도입했습니다.
처음엔 고작 몇 명이 모였지만, 입소문은 빠르게 퍼졌습니다.
지금은 하루 평균 300명 이상이 이곳을 찾는다고 하니, 웬만한 대형 마트보다 북적입니다.
▶ 중고물품 경매장을 확인하세요!!!
“여기서 물건을 파는 사람도 좋고, 사는 사람도 좋다니까요.
자칫 버려졌을 물건들이 다시 제 주인을 찾아가는 거잖아요.”
박 씨의 말처럼 이곳은 단순한 중고 시장이 아닙니다.
사용 가치는 남았지만 주인과 떨어졌던 물건들이 다시금 새로운 주인을 만나 제 역할을 해내는, 작지만 의미 있는 ‘순환의 장’이기도 합니다.
더 놀라운 건 이 경매장을 꾸려가는 이들이 전부 박 씨의 가족이라는 점입니다.
아들은 음향과 진행을 맡고, 며느리는 정산을, 딸은 등록과 상담을 돕습니다.
가족들이 함께 호흡을 맞추며 만들어가는 모습에서 진한 신뢰와 정이 묻어납니다.
단순한 상거래를 넘어, 이곳은 누군가에게는 추억을, 누군가에게는 기회를 제공하는 따뜻한 공간입니다.
참가자 중에는 단골도 많습니다.
자영업을 하며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이들, 손주에게 자전거를 사주고 싶어 들른 할머니, 연극 소품을 찾으러 온 대학생까지.
각자의 사연과 목적은 달라도, 얼굴에는 하나같이 ‘득템’의 설렘이 가득합니다.
경매가 끝난 뒤 박 씨는 구석에 놓인 커피포트를 꺼내 참가자들과 커피를 나눕니다.
"다음 주엔 또 뭐가 나올지 몰라요. 늘 기대하게 되잖아요."
한 단골의 말처럼 이곳은 매번 새로운 보물을 찾는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버려진 물건도, 세월의 흔적이 묻은 전자제품도 이곳에서는 다시 빛을 발합니다.
물건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삶의 작은 즐거움을 찾아가는 이들.
도심 속 이 작은 경매장은 그렇게 누군가에게는 경제적 여유를, 또 다른 이에게는 소소한 행복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줄지어 들어서는 차들, 빈틈없이 채워지는 주차장, 그리고 경매장의 활기찬 목소리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닌, 사람과 물건, 그리고 이야기가 만나는 이 특별한 ‘보물창고’.
이 봄, 잠시 여유를 내어 당신도 한번 들러보면 어떨까요?
버려진 물건에서 피어나는 삶의 가치와, 사람 냄새나는 시장의 온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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