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
섬진강 따라 안개 피어오르는 새벽이면,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한 풍경 속에 이야기를 품은 집 한 채가 눈에 들어옵니다.
300년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고택, 쌍산재(雙山齋)입니다.
구례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민간정원’을 보유한 지역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쌍산재는 ‘대한민국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에 선정될 만큼, 정원과 건축, 그리고 정신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입니다.
운조루, 곡전재와 함께 구례 3대 고택으로 꼽히는 이 집은, 단순한 ‘집’이 아닌, 시간의 내력이 살아 숨 쉬는 살아 있는 문화재입니다.
“쌍산재의 시작은 1000년 된 샘물에서부터”
쌍산재를 찾는 이들은 고택의 품격 있는 기운에 감탄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마당 아래 숨어 있는 샘물 ‘당몰샘’에서 시작됩니다.
천년 넘는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마르지 않았다는 당몰샘.
지독한 가뭄에도 늘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며, 그 맑은 물맛 덕분에 동네 사람들도 종종 이곳을 찾는다고 합니다.
특히 인상적인 건, 선조들이 보여준 배려입니다.
▶ 마르지 않는 당몰샘을 안고 있는 쌍산재를 경험하세요!!!
사람들이 물을 마시기 편하도록 샘 주변에 담을 새로 올려, 집 안이 아닌 집 밖에서 샘을 쓸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이 작은 배려 하나에서, 집을 짓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선비들의 마음 씀씀이가 전해져옵니다.
“쌍산재, 그 이름에 깃든 이야기”
쌍산재라는 이름은 선대 어르신이 지은 것입니다.
서당을 지으며 자신의 아호인 ‘쌍산’을 따서 붙였다고 전해집니다.
‘쌍산(雙山)’은 두 개의 산을 뜻하지만, 실제로는 문중의 정신과 자연을 함께 담은 상징적인 의미로 해석됩니다.
집이 지어진 자리 또한 산을 마주하고 있고, 물이 흐르며 바람이 드는 형국이라, 예로부터 ‘풍수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 쌍산재 관람, 대관, 숙박 방법을 알아보세요!!!
현 주인이자 오 씨 문중의 종손인 오경영 씨는 이 집의 온기를 대중과 나누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집은 사람이 살아야 비로소 살아 있는 공간이 된다”고 말하며, 쌍산재를 개방하고 누구나 머물 수 있도록 정비했습니다.
방마다 선비의 삶과 철학을 담고, 마당과 정원은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며 방문객의 마음을 다독입니다.
“정원이라는 이름의 철학”
쌍산재를 걷다 보면, 눈앞에 펼쳐지는 정원의 아름다움에 절로 발걸음이 느려집니다.
정원은 단지 나무와 꽃을 심어 놓은 공간이 아닙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의 태도, 그 자체입니다.
이곳은 원래 자연이 가진 결을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인간이 자연을 어떻게 품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담쟁이가 벽을 타고 오르고, 대나무가 바람결에 흔들리며 자작자작한 소리를 냅니다.
이 정원에서는 인공적인 손길보다는, 자연에 순응하며 함께 살아가는 지혜가 느껴집니다.
쌍산재의 정원은 그래서 조용하고, 은근하며, 오래 보아야 그 깊이를 알 수 있습니다.
“쌍산재에서 보내는 하루,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
쌍산재는 숙박이 가능합니다.
하루쯤 이 고택에서 묵으며, 나무 창호로 비치는 아침 햇살을 맞이하고, 대청마루에 앉아 섬진강 물소리를 들으며 차 한 잔 마셔보세요.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을 내려놓기에 이만한 공간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아이들이 떠드는 현대식 펜션도, 차가운 호텔도 아닌, 조용한 고택에서의 하룻밤은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어릴 적 고향집 마루를 떠올리게 하고, 부모님의 손맛과 바람의 냄새를 다시금 느끼게 하죠.
쌍산재는 단순한 고택이 아닙니다.
그 속에는 자연과 사람, 시간과 정신이 고요하게 어우러진 삶의 미학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바쁘게 살아가느라 놓친 것들 - 고요, 배려, 그리고 기다림 - 그 모든 것을 쌍산재는 말없이 품고 있습니다.
당신도 이곳에서, 한 번쯤은 삶의 숨을 고르고 가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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