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푸른 용화산 자락에 자리한 조용한 산골 마을.

그 마을 끝자락, 시간이 머무는 듯한 고즈넉한 공간에 한옥 세 채가 떡하니 들어서 있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잠시 눈을 의심할지도 모른다.
단정한 기와지붕, 절제된 곡선, 담백한 나무의 결까지, 보기 드문 완성도를 자랑하는 이 집들은 마치 조선 시대 사대부가의 별서를 떠올리게 한다.
강원도 화천 용화산 자락, 한옥에서의 한여름
이 한옥의 주인은 명재승 씨와 김성숙 씨 부부.
도시의 삶을 뒤로한 채 10여 년 전 이곳 산골로 들어온 두 사람의 이야기는 조금 특별하다.
자연을 벗 삼고 싶다는 남편의 뜻을 따라 들어왔지만, 사실 아내는 도시에서 나고 자란, 흙도 벌레도 질색이던 ‘도시형 인간’이었다.


아스팔트 위에서 살아온 그녀에게 시골살이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그런 아내가 조금이라도 이곳을 편히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재승 씨는 직접 ‘한옥학교’에 다녔다.
수년 동안 공부하고, 손으로 지은 한옥이 지금의 집이다.
일률적인 설계가 아닌, 아내와 함께 보낼 순간들을 하나하나 상상하며 그려낸 공간들.
♣ 한옥 툇마루에서 시원한 여름나기를 경험하세요!
특히 아내가 주로 시간을 보내는 별채는 따뜻하고 아늑하다.
친구처럼 지내게 된 마을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는 사랑방이 되었고, 어느새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공간이 되었다.
요즘은 이 특별한 공간을 찾아오는 외지 손님도 제법 많다.
특히 한 쌍의 젊은 예비부부는 벌써 세 번째 방문이다.

평소 서울에서 일에 치이며 바쁘게 살아가던 이들은 이곳에 오면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다고 말한다.
툇마루에 나란히 앉아 강원도의 반찬으로 차린 식사 한 그릇을 천천히 음미하고, 느티나무 아래에서 함께 책을 읽는 시간, 그 자체가 이 부부가 한옥을 즐기는 방식이다.
♣ 투박하고 정겨운 소리들에 둘러쌓여 시원한 여름나기를 경험하세요!
더운 여름이면 계곡 물소리가 한층 더 시원하게 들린다.
계곡으로 나가 잠깐 발만 담가도 무더위는 저만치 물러난다.
투박하지만 정겨운 물소리와 산새 소리, 바람이 흔드는 나뭇잎 소리는 도시에서는 들을 수 없는 고요한 음악이 된다.
명재승 씨와 김성숙 씨 부부는 손님이 올 때마다 정성을 다한다.
아궁이에 직접 불을 지펴 따뜻한 물을 준비하고, 아침이면 텃밭에서 갓 따온 곰취와 각종 산나물로 건강한 밥상을 차려낸다.

사람을 위한 공간, 사람을 위한 음식, 그리고 사람을 위한 시간.
그래서일까, 이 집을 다녀간 이들은 ‘힐링’이라는 말을 자연스레 꺼내놓는다.
해가 지고 어둠이 산을 감싸는 밤이 되면, 이곳은 그야말로 꿈같은 풍경이 된다.
고요 속에 촘촘히 박힌 별빛, 멀리서 들려오는 계곡물 소리, 그리고 적당히 벌레 우는 소리마저도 낭만적으로 들린다. 도시에선 쉽게 누릴 수 없는 이 모든 것들이 산방에서의 여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자연이 좋은 남편’과 ‘도시가 익숙했던 아내’가 함께 지어낸 한옥.
그 집에서 맞이하는 여름은 단순한 계절의 지나침이 아니라, 고단했던 몸과 마음을 말없이 어루만져주는 휴식의 시간이다.
언제든지 다시 오고 싶은 곳, 누군가에게 조용히 권하고 싶은 쉼터.
그곳은 지금, 화천 용화산 자락의 산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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