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친과 함께한 하루, 이국의 바람이 분다
우정이란, 때로는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이다.
같은 시기에 엄마가 되고, 같은 공간에서 아기의 첫울음을 들으며 시작된 인연은 그렇게 ‘찐친’이 되었다.
신재선 씨와 윤경민 씨.
두 사람은 산후조리원 동기로 처음 만났지만, 이제는 가족보다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오늘은 그 우정에 특별한 기억 하나를 더하는 날.
경민 씨의 생일을 맞아 재선 씨가 준비한 일일 동남아 여행, 목적지는 뜻밖에도 경남 밀양이다.
비행기 없이 떠나는 동남아, 밀양의 하룻밤 기행
“비행기를 안 타고도 동남아에 갈 수 있다고?”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던 경민 씨.
하지만 목적지에 다다르자 눈이 휘둥그레진다.
야자수가 줄지어 늘어선 마당, 원목으로 지어진 오두막 숙소, 그리고 고운 색감으로 꾸며진 이국적인 공간들.
여기가 정말 경상도 한복판, 밀양 맞나 싶을 정도다.


낯선 듯 익숙한 바람과, 따뜻한 색감의 조명이 더해지자 어느새 두 사람은 마음까지 동남아로 건너가 있다.
이 특별한 공간은 김성 씨가 직접 만든 ‘작품’이다.
25년 넘게 부모님이 운영해 오시던 시골 숙소.
♣ 이국적 감성의 숙소에서 힐링을 경험하세요!
▶ 밀양로그 펜션
▶ 경남 밀양시 산외면 밀양대로 3405
▶ 0507-1364-3158
시간이 흐르면서 낡고 투박해졌고, 언젠가부터 손님들의 발길도 뜸해졌다.
타지에서 건축과 디자인을 배우고 일하던 성 씨는 어느 날 결심했다.
“이왕 하는 거, 대한민국에 단 하나뿐인 숙소로 만들자.”
그리고 3년 전, 부모님의 손을 잡고 다시 밀양으로 돌아왔다.

오래된 숙소에 ‘이국적 감성’이라는 옷을 입히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부모님이 땀 흘려 지켜온 마당, 골조, 구조 하나하나를 살리며 동남아풍의 휴식처로 새롭게 태어난 지금의 모습.
기획, 시공, 조경, 소품 하나까지 손수 만든 그의 진심은, 방문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오늘은 그가 마음먹고 준비한 특별한 하루다.
숙소는 이국적인데, 조식은 평범한 한식이라던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동남아 분위기라면, 조식도 현지식으로 바꿔야죠.” 그렇게 떠오른 메뉴가 베트남식 바게트 샌드위치, 반미(Bánh mì).

하지만 문제는 어머니.
일흔을 넘긴 어머니는 반미는커녕, 바게트도 손에 잡아본 적이 없다.
“이게 뭐꼬? 빵에 이걸 넣는다고?” 하시며 어색한 표정을 지으시던 어머니도, 아들과 함께 채소를 썰고 소스를 바르며 금세 적응해 간다.
♣ 훌쩍 떠날 수 있는 '동남아'를 경험하세요!
그 과정 자체가 하나의 모자(母子) 여행 같았다.
손님 앞에 드디어 등장한 반미 한 접시.
바삭한 바게트에 아삭한 채소, 새콤달콤한 소스가 어우러진 맛은 그야말로 ‘밀양에서 먹는 하노이’.
익숙하지 않은 재료였지만, 정성으로 채운 조식은 누구보다 깊은 맛을 낸다.

밤이 되자 숙소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낮 동안 보았던 따뜻한 나뭇결 위로 조명이 하나 둘 켜지면, 숙소 전체가 은은한 황금빛으로 물든다.
저녁 바람을 맞으며 두 친구가 툇마루에 나란히 앉아 차를 마시고, 아이 없이 오랜만에 나눈 긴 대화.
“육아도 잠시 잊고, 우리 진짜 여행 온 것 같지 않아?”
그 말 한마디에 재선 씨는 마음이 뿌듯하다.

친구를 위한 작은 선물이었지만, 결국 자신에게도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음을 느낀다.
김성 씨는 지금도 매일 마당을 누빈다.
해질 무렵, 조명 밝기 조절을 체크하고, 손님에게 더 나은 휴식을 선물할 방법을 고민한다.
때론, 손님을 위해 직접 자전거 투어를 기획하거나, 여름엔 현지 분위기를 닮은 수영장을 만들 계획도 세운다.
그의 바람은 단순하다. “부모님이 지켜온 이 숙소를, 다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비행기표 없이도, 여권 도장 없이도 한밤의 이국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는 이곳.
도심의 소음에서 멀어진 밀양의 작은 골짜기에서, 오늘도 누군가는 ‘동남아’라는 이름의 낯선 위로를 만나고 있다.
하룻밤 동남아 여행, 멀리 갈 필요 없다.
진심이 만든 공간, 우정이 더한 시간, 그리고 그 속에서 나누는 따뜻한 밥 한 끼.
지금, 당신도 떠나보시라. 밀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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